제6회 한의약 홍보 콘텐츠(노래) 공모전에 나갔다.
나는 노래 제작은 잘 모르지만, 나의 전공은 AI와 관련돼있다.
여름 COSS-WEEK ACADEMY에서 배운 'SUNO AI 사용법'을 활용해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 경험을 공유해볼까 한다.

1 시작: '한의약'을 어떻게 노래할 것인가?
모든 것의 시작은 하나의 질문이었다. "한의약의 가치와 매력을 어떻게 하면 젊고 트렌디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한의약' 하면 떠오르는 '오래된', '쓴' 이미지를 넘어, '세련되고 믿음직한' 솔루션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한의약에 대해 깊이 파고들었다. 단순히 '몸에 좋은 것'을 넘어, 허준의 『동의보감』에 담긴 예방의학적 관점, 병이 되기 전 상태를 다스리는 '미병(未病)'이라는 놀라운 개념까지. 연구를 통해 내가 찾은 핵심은 '균형'과 '내 안의 힘'이었다.
"이거다! 외부에서 무언가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의 균형을 되찾아 스스로 건강해지는 힘을 노래하자!"
음악 스타일은 명확했다. 전통과 현대의 조화. 한국 전통 악기의 신비로운 사운드와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세련된 밴드 사운드를 결합한 '퓨전 록(Fusion Rock)'.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도와줄 나의 파트너로 AI 음악 생성 도구, Suno AI를 선택했다.
2 과정: AI와의 협업, '내 몸의 정답'을 만들다
AI와의 작업은 단순한 '생성'이 아닌, 긴밀한 '협업' 과정이었다. 나는 총괄 프로듀서이자 작사가, 그리고 AI에게 음악적 방향을 지시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되었다.
가사는 수없이 고쳐 썼다. 특히 후렴구의 임팩트가 중요했다. 문득, 강렬한 메시지를 반복하며 각인시키는 찬송가 '오직 예수'의 구조가 떠올랐다. 여기서 영감을 받아 "이게 바로 한약!"이라는 직관적이고 중독성 있는 훅(Hook)을 만들 수 있었다.
"세련된 퓨전 록 스타일로, 95 BPM의 역동적인 템포. 도입부는 신비로운 비파 사운드로 시작하고, 벌스부터는 그루브한 베이스와 드럼이 들어와. 보컬은 허스키하면서도 힘 있는 여성 록 보컬..."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각 악기 파트에게 디테일한 지시를 내리는 것처럼 말이다.
3 고뇌: 운명의 B안과 C안,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수많은 생성과 수정 끝에, 운명처럼 두 개의 최종 후보가 남았다. 바로 B안과 C안. 두 곡은 같은 가사와 멜로디를 공유했지만, 편곡과 보컬 스타일에서 전혀 다른 매력을 뽐냈다. 이때부터 깊은 고뇌가 시작되었다.
공식 주제가 스타일
- 웅장한 신디사이저
- 폭발적인 성량의 파워 보컬
- 국가적 캠페인 느낌
- 후반부로 갈수록 감동 극대화
- 안정적이고 품격 있는 선택
세련된 아티스트 음원 스타일
- 매력적인 비파 사운드 인트로
- 그루브한 밴드 사운드
- 독특한 음색의 록 보컬
- 독창적이고 트렌디
- 첫 1분에 귀를 사로잡는 힘
처음엔 C안이 더 공모전의 취지에 맞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들을수록 B안의 도입부가 자꾸 귓가에 맴돌았다. 내 마음은 계속해서 두 곡 사이를 오갔다.
4 결정: "도입부 1분이 승부처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을 때, 주변 친구들 4명에게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결과는 놀랍게도 만장일치 B안의 승리였다.
이유는 명확했다.
"보통 사람들은 노래를 3분 내내 듣지 않아. 초반 1분에 귀를 사로잡는 게 중요해. B안은 시작하자마자 '이 노래 뭐지?' 하고 궁금하게 만들어."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한 기분이었다. C안의 진정한 매력은 2분 이후에 터져 나오지만, 과연 심사위원들이나 대중들이 그때까지 기다려줄까? B안은 그 매력적인 인트로와 빌드업으로 첫 1분 안에 승부를 보는 곡이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가사처럼, B안의 독특한 동양적 사운드는 그 자체로 강력한 무기였다.
결국 나는 친구들의 의견과 나의 첫 직감을 믿기로 했다. 한의약의 '힙'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에는 B안이 더 적합하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에필로그
이제 모든 서류와 음원 파일 제출을 마쳤다. AI와 함께 밤새워 프롬프트를 수정하고, 단어 하나에 울고 웃었던 시간들이 스쳐 지나간다.
이 도전은 단순히 노래 한 곡을 만드는 것을 넘어, 전통의 가치를 현대의 언어로 어떻게 번역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고민의 과정이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한약 - 내 몸의 정답'이라는 작품을 세상에 내놓기까지의 여정은 나에게 정말 소중한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
AI는 놀라운 도구이지만, 결국 그 도구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할지 결정하는 것은 인간의 몫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